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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기업 인터뷰] 사이드프로젝트에서 회사로, 첫 수익금을 전액 기부한 웰컴퍼니 – 강석진, 박근우, 임차영 공동대표

2021-04-22

왼쪽부터 박근우 임차영 강석진 - 웰컴퍼니 공동대표 3인


인터뷰이가 되어달라고 불렀는데 앉자마자 질문을 쏟아낸다. 우양재단은 대상자 발굴을 어떻게 하는지, 자원봉사자 체계는 어떻게 되는지, 본인들도 합류할 수 있는지, 어르신들에게 나가는 먹거리꾸러미 세부항목은 무엇인지, 후원금 사용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 확인할 수 있는지. 질문마다 정곡을 찌른다. 이 후원자들, 좋은 후원기관을 찾겠다는 마음이 진심이다.


대학교 3학년인 강석진, 박근우, 임차영 이 셋은 의류디자인회사 웰컴퍼니 대표들이다.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고 흥행상품도 있는 엄연한 기업인들이다. 지난겨울, 제작 판매한 후드티의 수익금을 우양재단에 기부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기부금도 적지 않고 기부 과정에서 보여준 매끄러운 행정처리를 보면서 학생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친구 셋이 모여 재미있게 진행한 사이드 프로젝트 치고는 퀄리티가 높다.


어떻게 시작된 회사인지 궁금하다.

석진 처음 이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방학을 이용해서 간단한 사이드프로젝트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옷을 만들어볼까, 큰 타월을 만들어 볼까. 우리가 많이 쓰는 용품 중에 고민했다.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보자 영상통화를 하면서 이야기 했는데 후드티 이야기가 나왔을 때 이거 다 싶었다. 말로만 하지 말고 진짜 해보자. 바로 시작해.


근우 석진이가 추진력이 있다. 이야기는 뭐든 나올 수 있지만 석진이가 있어서 실제로 추진이 되었다. 한참 옷을 만들 때에는 거의 매일 이 친구들을 만났다. 그냥 만나서 편하게 놀던 친구들인데 뭔가 일을 같이 하려니까 조금 피곤한 마음이 드는 날도 있었다. 그날들을 지나서 오늘이 왔다.


석진 나와 근우는 전공이 패션디자인이다. 그러다 보니 옷을 만드는 일을 하는 선배들이 있어서 많이 물어보고 도움을 받았다. 공장도 소개 받고 원단 떼는 법도 배웠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훨씬 수월했다.




프로젝트 수익금으로 기부를 하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하게되었나.

차영 우리가 이 옷을 팔아서 수익을 얻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우리끼리 즐겁게 할 일이 필요했지만 우리만 즐겁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이 옷을 입는 사람들 그리고 어쩌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지는 좋은 일이었으면 하고 바랐다. 좋은 일이라고 하니 자연스럽게 기부를 떠올리게 되었다. 기부할 곳을 찾다가 우양재단을 알게 되었는데 독거노인분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전한다는 것에 우리 셋 다 마음이 쏠렸다. 우양재단에서 전한다는 ‘포프리달걀’ 우리 집에서도 먹는다. 확실히 좋은 것을 전한다는 걸 알겠다.


석진 근우랑 같이 예전에 NGO에 후원을 했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그 곳에서 후원금을 정직하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무엇을 한 것인지 허탈했다. 우양재단은 홈페이지에 들어오자마자 후원금 사용에 대한 내역이 표와 그래프로 잘 나와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홈페이지에서 많은 것을 볼 수 있어서 후원을 결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좋은 일’에 기부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니 참 잘 자란 청년들이다.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근우 옷 만드는 일은 우리끼리 하는 일인데 판매는 또 다른 일이었다. 큰 규모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별도의 웹페이지를 만들지도 크게 홍보를 할 수도 없었다. 판매를 시작하면서 사업자등록도 마쳤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보니 알아보고 공부해야 하는 것이 많았다. 세금, 규제 이런 것까지 공부했다. 이번에는 물량이 많지 않아서 알음알음 홍보해서 딱 거기까지만 도달한 게 아쉬웠다.



웰컴퍼니가 제작 판매한 후드티 상품컷


준비한 물량이 다 판매되었다고 들었다. 완판을 예상했나?

석진 나는 예상했다. 좋은 취지로 하는 일이고 이런 취지를 알면 주위에서 많이 동참해 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차영 오우~ 예상 못했다. 사실 불안불안했다. 수익을 생각했으면 선택하지 못했을 좋은 원단 단단한 부자재를 사용했다. 결론적으로 옷의 단가가 높아졌다. 구매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웰컴퍼니 로고


웰컴퍼니의 로고는 누가 디자인했나.

근우 차영이가 메인 아이디어를 냈고 이미지 시안도 제시했다. 차영이는 우리처럼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하진 않지만 디자인감이 좋다. 차영이 제시한 이미지를 로고와 패치로 작업하는 것을 우리가 했다. 웰컴퍼니의 이름도 차영이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차영 우리가 회사 이름을 지어야 해서 고민하는데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았다. 그 때 석진이가 종이를 한 장씩 나눠주고 한쪽에는 요즘 가장 관심있는 것, 한쪽에는 가장 걱정인 것을 적어보라고 했다.



"잘 사는 것"



이렇게 적었더니 석진이가 그 옆에 ‘WELL’이라고 적었는데 그게 우리의 이름이 되었다. 발음하기도 편하고 우리가 좋은 일을 생각하면서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니까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알파벳 E를 거꾸로 해서 숫자 3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우리 세 명을 뜻한다.



막상 옷이 다 팔리고 수익이 생겼을 때 고민되지 않았나? 학생들에게 큰 돈이다.

차영 솔직히 혼자 생각해 본 적 있다.


근우 수익금을 좋은 일에 쓴다는 목표가 프로젝트를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을 지나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동참을 권하는 명분이기도 하고. 그래서 마지막까지도 수익금으로 기부를 하겠다는 목표를 흐트러뜨리진 않았다. 다 팔리고 돈이 모였을 때 조금 놀라긴 했다.


차영 혼자 했으면 그 의지가 흐려졌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 셋이 서로에게 감시의 눈이 되지 않았나 싶다.(웃음) 열심히 하는 친구들 앞에서 감히 그런 말을 꺼내지 못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다.



그 동안 수고하고 서로에게 한마디.

석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다. 특히 세무나 판매, 마케팅에 관련해서는 근우가 공부를 많이 하면서 진행해주었다. 고맙게 생각한다. 무작정 시작한 것 치고는 일이 잘 마무리가 되었다. 순간순간 늘어지는 때가 있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해준 두 친구들 덕분이다.


근우 이 프로젝트가 시종일관 이렇게 즐거울 수 있었던 것은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여서 인 것 같다. 이런 취지로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했을 때 모두들 너무 좋다고 동의해 주었고 진행하면서도 내내 즐거웠다. 이후에도 이 친구들과 두 번째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고 싶다.


차영 근우가 확실히 대표님 마인드다. 이후 프로젝트에 대한 욕심이있다. 팀원이기 이전에 가장 좋아하는 친구들이니까 앞으로도 우정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양재단에도 감사하다. 우리의 기부에 대해서 이야기 더 듣고 싶다고 하고 인터뷰로 우리의 일을 남겨 준다는데 놀랐고 기뻤다. 덕분에 좋은 추억이 생긴 것 같다.

이번 기부는 저희가 계획한 것이긴 하지만 우리 돈으로 다 한 것은 아니다. 이 일을 응원해주시고 옷을 구매해 주신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우양재단의 활동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의 기부금을 투명하게 사용해 주었으면 좋겠다.